타이완 종교 문화 지도

수산암 관음사는 양진양호용(양진은 두 개의 입구를 통과해야 본 건축물에 도착할 수 있다는 뜻이며, 호용은 중국 전통 삼합원 혹은 사합원 좌우 양쪽의 곁방을 의미한다) 형식의 사찰이며, 중앙에는 3칸의 전전과 정전이 있다. 이는 일제시기인 1915년의 양식으로서, 앞 마루에 위치한 꽈리를 튼 용 모양의 돌기둥인 반용 기둥은 관음석(안산암, Andesite)을 조각하여 만든 것으로 궁(弓)자 형으로 굽은 용이 기둥 정면이 아닌 안쪽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정전은 제사를 지내는 공간으로 구조가 매우 크며, 소박하면서도 중후한 멋의 장식으로 꾸며져 장엄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입구의 공간과 정전의 처마를 받치고 있는 반용 기둥의 돌 조각 방식에서 볼 수 있듯이 인물은 대부분 중부조 형식으로, 꽃과 새는 저부조 형식으로 조각되어 있다. 짐승은 가장 생동감을 더할 수 있는 환조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푸젠성 수군 제독 겸 타이완 총병이었던 하당아가 직접 쓴 ‘자항광제’ 현판은 현재까지 사찰 내 정전 높은 곳에 걸려있다.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하당아는 타이완진 총병을 겸하고 있던 1797년, 사찰을 짓고 ‘수산암’이라는 정식 명칭을 지었다. ‘자항광제’ 현판은 수산암 건축의 역사를 증명해주는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수산암 정원에는 신령한 자라인 신원과 두루미인 선학이 있다. 이 둘은 수산암 사찰의 보물인데 특히 신원(‘선위안’이라고 발음함)은 용머리와 자라의 몸을 하고 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신원은 중국 고대의 길조로 장수와 복을 상징한다.

수산암 앞에는 화려한 인공 연못인 ‘연꽃 연못’이 있다. 이곳은 작은 다리와 인공산, 폭포로 꾸며져 있어 중국 남방 정원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몰 속에서 행복하게 헤엄치며 먹이를 찾는 비단잉어들과 사뿐사뿐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볍게 얼굴을 쓰다듬는 산들바람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