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종교 문화 지도

삼천전의 너비는 5개간, 폭은 4개간이며 겹처마 헐산식(歇山式) 지붕을 가지고 있다. 타이완의 사당 중에서 이러한 유형의 지붕을 가진 사당 전전은 매우 희귀하다. 삼천전의 양쪽에는 팔괘문이 있으며, 가운데 정문의 공간이 안쪽으로 뻗어 있어 요수(凹壽, ㄇ자형으로 설계된 건물 입구)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삼천전의 공간에 단계감을 더해준다. 삼천전 전면 처마 아래의 패루 두공은 가로세로 양방향의 두공 외에도 대각선 방향의 두공이 더해져 ‘왕목두공(網目斗栱)’을 형성하고 있는데, 두공의 모양이 도교의 설법에서 사용되는 여의(如意)와도 닮아 있어 ‘여의두공(如意斗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시디(溪底) 장인들이 사당 건물에 잘 사용하는 양식이기도 하다.

삼천전 내의 팔괘 조정은 목공장인 ‘수파스(樹發師)’ 왕수파(王樹發, 1861년~1931년)의 작품이다. 조정은 2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랫단의 팔각형 각 변에는 두 개의 공이 있으며 이 공은 각각 4개의 두와 연결되어 총 24개의 두공이 ‘정심명경(頂心明鏡, 가운데 천장)’을 중심으로 모인다. 중간에 천장을 둔 것은 취안저우 시디 장인들의 조정에서 보이는 특징이다. 조정의 각 변에는 팔선의 인물들과 조통이 있다. 팔선 위에는 ‘사애(四愛)’와 ‘어초경독(漁樵耕讀)’이 장식되어 있는데 사애는 ‘무숙은 연꽃을 사랑하고, 희지는 기러기를 사랑하며, 연명은 국화를 사랑하고, 화정은 매화를 사랑한다’라는 뜻을 의미한다. 타이완의 신주 성황묘, 장화 남요궁에도 같은 왕이순과 왕수파의 작품이 있지만 루강 천후궁(鹿港天后宮)의 조정 장식이 가장 정교하며 다채로운 멋을 자랑한다.

수군제독 시랑이 타이완을 평정할 때 가져온 높이 2척(약 60cm)의 개기마조 신상은 손에 여의를 들고 있으며 단정하고 소박한 우아함을 자랑한다. 복식과 장신구 또한 매우 품위 있게 조각되어 있어 취안저우 장인들의 솜씨를 보여준다. 마조 신상은 원래 분홍색 얼굴을 가지고 있었으나 메이저우의 조묘와 루강 천후궁(鹿港天后宮)에서 모시면서 향 연기로 인해 얼굴이 검은색으로 변했고 이로 인해 ‘향연마(香煙媽)’라고도 불리게 되었다. 이 신상은 메이저우의 개기마조 신상 6기 중 하나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문화대혁명 등의 원인으로 다른 신상 5기의 소재가 불분명해졌고 이로 인해 루강 천후궁(鹿港天后宮)의 마조 신상이 더욱 귀중해졌다. 신상은 평소에 신방에 모셔져 있으며 음력 섣달 그믐날 밤 11시부터 마조 탄신일인 3월 23일까지만 공개되어 신도들의 참배를 받는다.

루강 천후궁(鹿港天后宮)의 바로 옆에는 천리안 장군과 순풍이 장군 신상 두 쌍이 있는데 각각 정전 감실 앞과 정전의 정면 양측의 아치문에 놓여 있다. 이는 취안저우 장인인 롄융촨(連詠川, 생몰년 미상)이 조각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천리안 신상은 손에 미늘창을 들고 있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순풍이 신상은 도끼를 들었으며 주변의 소리를 듣고 있다. 두 신상 모두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검푸른 얼굴과 이빨로 사람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신상 조각의 고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천후궁에 사용된 석재는 취안저우의 청두석으로, 투조, 부조, 선조, 원조 등의 기법이 사용되었다. 특히 삼천전의 석창 투조는 입체감 있는 용과 호랑이가 매우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는데, 이는 장신(蔣馨, 기원 1873년~1933년)의 가족인 석각 명장 장원화(蔣文華, 생몰년 미상), 장원수이(蔣文水, 생몰년 미상)의 작품이다.

루강 천후궁(鹿港天后宮) 삼천전의 팔괘조정에 걸린 ‘박해몽휴’ 현판 위에는 두꺼비 한 쌍을 조각한 ‘섬서좌’ 조각이 있다. 이 조각은 루강의 1대 목공 장인인 스리(施禮, 1903년~1984년)의 작품이다. ‘섬서’는 사자와 같은 털과 갈기는 가지고 있지 않다. 고대 문인과 선비들은 달에 있는 월궁을 ‘섬궁(蟾宮)’이라고 불렀고 과거에 급제한 것을 두고 ‘섬궁에 올랐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섬서좌 중 한 마리는 국화를 물고 있는데 이는 장수와 상서로움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한 마리는 동백꽃을 물고 있는데 이는 ‘사시장춘(四時長春, 사 계절 어느 때나 봄과 같음, 잘 지냄을 비유)’의 의미가 있다.

천공전이라고도 부르는 능소보전은 1963년 스쿤위(施坤玉, 1919년~2010년)가 만든 것이다. 후전의 석각은 옛 물건인 용기둥 외에는 모두 장신의 외손자 장칭위(張清玉, 생몰년 미상)가 이끈 장인들이 제작한 작품이다. 용기둥에 똬리를 튼 용은 살아있는 것과 같은 생동감을 전해준다.